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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첫 눈..
새로운 겨울이 다가온 뒤
처음 바라보는 눈..


매년 겨울이 가까워질 때마다 첫눈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하며 기다리게 된다..
오늘 내린 첫 눈은..
여느 때보다 더 많이 기다리게 했던 만큼
더 소중하고 더 아름답게 느껴는 것일 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소중하게 간직되고 기다리게 만드는 존재는..
과거의 내 모습이 소중하게 느껴져, 어렴풋이 떠올릴 때마다
살며시 웃음짓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 친구들은 그럴까.. 하고 떠올려보지만..


밤새 내린 눈의 기억과 흔적들은
아침이 되면 조용히 사라져가겠지..
그렇게 외로움의 흔적도 함께 사라져가겠지..


아니 외로움이란..
사라져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뿐일지도..

december..




하루하루의 변화를 알려주는 달력 위로 
'1'이라는 숫자가 스쳐 지나가고 있다.


11월..
한 해 한 해 보낼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11월이지만..
11월이라는 존재 속에 담긴 고독과 슬픔은..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언젠가 수진이가 그랬지.
11월이 되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듯이 힘이 든다고..
나라는 존재와 연결되어서일까..
함께했던 사람들에게서 11월이 그렇게 힘들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아니 그 반대일까..
11월이 제일 힘들다는 수진이에게서 옮겨왔던 것일까..
물론 수진이는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렸을테지만..


기억이라는 것..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내게 지난 11월도 그렇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려 한다..
물론 내가 가진 기억의 공간은 오래된 추억을
점점 머나먼 곳으로 밀어내려 애쓰지만..
머리속에 담긴 기억의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공간들..


어디까지일까..

스쳐가는 일상..




스쳐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공간 속에서..
눈을 뜨고 바라보는 삶의 공간이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지..
오랜 동안 익숙했던 공간처럼 편안함을 찾으려 애써 노력해보지만
뒤돌아서면 언제나 남겨지는건 외로움의 쓸쓸한 흔적 뿐..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에..
변화하는 존재로서 그 가치가 있다는 세상의 외침에..
발버둥치며 도망쳐보지만..
그렇게 또 추억의 흔적을 찾으려 애쓰지만..
사물과 나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공기조차도
더이상 익숙했던 그것이 아니기에..

발버둥치기..




We often stubbornly rely on ourselves when we're trying to serve God.
In Ephesians 3:20, tho apostle Paul urged believers to find strength in
"Him who is able to do exceedingly abundantly above all that we ask or
think, according to the power that works in us".

오늘의 양식 2007.9.30


말씀을 믿고 있는 사람조차도 이미 알고 있는 해답을 인정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어떻게든 견뎌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것은 쉽사리 내려 놓지 못하는 자존심의 무게 때문일 수도 있고..
내려놓음 이후의 편안함에 대한 기대보다는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겠지..


물론 나 또한 그렇게..
오늘도 나는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가려 발버둥친다.
그 발버둥의 한계가 어디쯤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