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하루하루의 변화를 알려주는 달력 위로 
'1'이라는 숫자가 스쳐 지나가고 있다.


11월..
한 해 한 해 보낼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11월이지만..
11월이라는 존재 속에 담긴 고독과 슬픔은..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언젠가 수진이가 그랬지.
11월이 되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듯이 힘이 든다고..
나라는 존재와 연결되어서일까..
함께했던 사람들에게서 11월이 그렇게 힘들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아니 그 반대일까..
11월이 제일 힘들다는 수진이에게서 옮겨왔던 것일까..
물론 수진이는 나라는 존재를 잊어버렸을테지만..


기억이라는 것..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내게 지난 11월도 그렇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려 한다..
물론 내가 가진 기억의 공간은 오래된 추억을
점점 머나먼 곳으로 밀어내려 애쓰지만..
머리속에 담긴 기억의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공간들..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