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흐른다..


지독한 가을..


지독하게 가을을 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제 9월이 7일째 날을 지나고 있지만 벌써 

11월이 두렵고 다가올 겨울이 두렵다..

한낮의 찬물 샤워에 한기를 느끼며 어느새

따뜻한 물이 생각나는 자신을 보며 ..

저만치 내려놓았던 두려움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그 두려움의 근원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러기에 더 외면하려 하는 것이겠지..


하루하루 가을이 깊어감을 온몸으로 느낄수록

가슴을 죄어오는 먹먹함은 그 깊이를 더해간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라 더 그런 것일지도..

4년만인가..

아니 어쩌면 마지막 가을을 고통스럽게 보낸

기억이 모든 것을 낯설게 만들었기 때문일지도..

그 가을 바라봤던 단풍이 물든 숲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리라..

변한 건 단 하나 나 자신뿐..

감정의 깊은 숲속으로 다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귓가에 들려오는 노래들 또한 그 길을 함께 가고 있는거겠지..

어쩌면 조금 앞서서 걸으며 내게 어서 따라오라고

재촉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본성은

딱딱해진 굳은살 만큼이나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단지 숨죽이고 있다 때가 되어서 다시 올라오는 것일뿐..


2013.9.7